샌디에고 첫 일주일의 일기
한 달에 880불짜리 집에 입성했다.
첫 3일은 거실에서 잤고, 이제 방으로 옮겼다.
유틸리티까지 모두 포함한 가격이지만, 싼 지는 잘 모르겠다.
옮기고 싶다...!
방을 구할 때의 기준은
- 부엌, 세탁기 사용 가능 여부
- 화장실을 몇 명이서 쓰는 가(지금 2명이서 씀)
- 침대와 책상이 있는가
+ 집 주인이 쾌활하고, 말이 많은지 ( 지금 조용하고 정말 너무 고요하고 ㅠㅠㅠ 제 소리만 납니다 으악)
+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아무 것도 없어...)
같은 인턴십 학생의 친절로, 일루미나 라는 유전자 관련 회사도 방문했다.
Jira와 같은 다양한 협업 툴을 사용하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시는 분께서는 역시 알고리즘을 강조했다.
가장 간단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해결법에서 차차 효율성이 큰 해결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소렌토 밸리는 회사들의 동네다.
출퇴근 길에는 회사들만 잔뜩 있다.
퀄컴!
우리 회사는 구글 캘린더, 아사나, 슬랙을 사용하고, OKR을 실천하는 회사다.
회사에 오자마자 캘린더에서 회사의 일정과 나의 일정을 확인한다.
슬랙은 항상 켜두어야 하고,
아사나에서 나의 해야할 업무와, 기간을 작성하고 완료한 것들을 확인한다.
업무는 내가 만든다. 남이 시키는 것보단 내가 무엇을 할 지 정하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처음 들어온 신입으로는 상당히 어렵다..
난 기존 코드를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예제 코드를 짜보는 일을 했다.
하드웨어를 다루는 법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프트웨어가 같아도, 모터 상태 배터리 상태에 따라 작동이 다르다.
회사는 매일 데일리 밋업을 진행한다. 어제 한 일과, 오늘 할 일, 챌린지를 짧게 말한다.
각자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한다.
내가 얼마나 의존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또, 적극성이 얼마나 부족한지.
사실 영어를 사용하면 자신감이 줄어든다. 말이 안나오니까!
내가 부족한 것이 어떤 것이 일주일 만에 알았으니 남은 기간동안 극복해 나가면 된다.
OKR 은 큰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에 맞는 Object들을 작성한다. 도전적이지만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object에 대한 더 구체적인 key results를 작성하고 점수를 매긴다..!
회사엔 개발자가 2명 뿐이다.
한 명은 풀 타임은 아니고, 한 명은 인턴이다.
사장님 역시 개발자는 아니시다.
하지만 한국인이 2명 뿐이라서, 영어로 모든 것이 진행되고.
분위기도 새롭다. 회사에서 욕도 쓰고,,, 사장님 이름을 부르고..
노래를 틀고 작업을 하고,,
서로 업무를 돕는 일이 엄청 엄청 많다.
다른 직군이여도!
클라이밍을 취미로 하는 회사 직원을 따라서 함께 했다!
한 달에 200불 정도라는데.. 한달에 한개씩 무료 패스가 나온다~~
운동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게다가 이런 운동들은 재미까지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 등록을 할 게 아니라 재밌는 운동을 찾으면
저절로 되겠다는 걸 몸소 느꼈다.
생각해보면 왜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절대 실천하지 않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운동 끝나고 ~.~ 맥주
여권을 두고와서ㅎㅎ 난 못마셨다.
영어로 수다를 떨면서, 의사소통이 너무 간절해졌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우선, 단어 탓이 크다.
단어를 외우기로 다짐했고 외우고 있다. 1월 전까지 3000개를 암기할 수 있기를
단어 -> 문장 구조 -> 문화
순서로 공부하면 좋을 듯 하다.
먹고 살기 위해 장을 봐왔다.
갈 때는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올 때는 걸어서 왔다. 가방이 무거워서.....자전거를 타면 뒤로 자빠졌다...하하
안장이 엄청 높고, 다리가 땅에 안닿는다ㅠㅠ 집주인 분께서 빌려주신....마이 바이시클...
3일간 정말 많이 탔다. 사타구니가 찢어진 것 같아..
미국은 정말 넓고 자전거를 탈 스케일이 아니다^^
히히히히 파스타 면을 얼바인에서 잔~뜩 가져왔다
64번 해먹을 수 있다. 3달치?ㅎㅎ 개이득
저 닭다리는 5개에 5천원이다!!! 저 큰게 하나에 천원이라니~~
작은 닭다리는 20개정도에 5천원했는데, 원시인 처럼 뜯어 먹고 싶어서 저걸 사왔다.
구글에서 안내해 준 자전거 길...^^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한 듯
등산했다.
다시는 절대......절대....자전거를 타고 밤에 나가지 않으리
진짜 춥고,,무섭고,, 누가 총쏴도 아무도 모를 것 같다
크리스마스엔 학교 선배님이 마침 출장을 나오셔서
밥을 사주셨다.
행복했던 건 나와 같은 고민을 나와 같은 시기에 하셨었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변 친구들은 취업을 했고, 나는 미국에서 인턴십을 시작했지만
첫 주는 상당히 겉돌았다. 분야도 내가 해나가고 싶은 분야가 아니라서, 걱정이 많았다.
선배님은 다양한 얘기를 해주셨다.
내가 뭘해도 잘하고 있는 것이고 미래에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귀족이 될 것이므로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자산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가장 기억할 것은 나는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끝없이 회고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을 끝없이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라호야 비치의 물개들은 냄새가 나고, 소리도 아저씨 트림 소리다!
그래도 엄청나게 귀엽다.
올리브유와 발사믹소스는 정말 옳다.
어느덧 밥보다 파스타가 좋아졌다.
맘먹고 산 마늘소금도 너무 맛있고, 1달러의 채소도 양이 상당히 많다!
내 23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년도의 나를 꼭 안고 칭찬해주고 싶다!
이제는 기록을 좀 더 구체적으로, 습관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모든 일에 겁먹지 않도록 조금씩 부딪혀 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