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의 탄생'이라는 문구를 한국 출판사가 꽤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의 책은, 성격의 탄생이다. 원제는 Personality: What Makes You the Way You are.
수많은 성격심리학 연구들을 밑받침으로 쓰여 이 분야 연구들의 흐름을 파악하기 좋았다.
조금 오래된 책 ( 2007 )이라서 이후의 연구들도 궁금해지게 만든다.

Daniel Nettle 의 최근 에세이는 무료로 pdf 가 공개되어 있다! 생각을 열게 만들어주는 멋진 도입부다.

www.openbookpublishers.com/product/842 

 

Hanging on to the Edges: Essays on Science, Society and the Academic Life

What does it mean to be a scientist working today; specifically, a scientist whose subject matter is human life? Scientists often overstate their claim to certainty, sorting the world into categorical distinctions that obstruct rather than clarify its comp

www.openbookpublishers.com

 

통계학자 Francis Galton의 The Measurement of Character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성격을 표현한다는 의미는 사람 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표현하는 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사람을 한 가지 특성으로만 묘사할 수는 없다.
대신 그 사람의 행동을 통해 '특성의 정도'를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예시로, 한 아이가 커닝을 했을 때 우리는 '정직'과 같은 일반적인 특성을 예측하긴 어렵다. 다만, '답을 베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경향'과 같은 특성에서 추후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일관된 특성을 보여야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하나의 성격 특성 모델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Five-factor model of personality

성격 특성은 지능과는 다르다. 지능을 성격 특성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지능은 뇌 시스템 전체의 전반적인 효율성과 관련되어 있다.
성격 특성은 구체적인 메커니즘의 '상대적인 활성화'를 의미한다. 
그 예시로, "나는 어휘력이 풍부하다" 라는 문장에서 습득한 어휘량은 지능과 관련 있다.
하지만, 어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과 관련된 풍부함은 성격 특성과 관련 있다. (개방성)
같은 상황에서 행동이 차이나는 이유는 상황에 관련된 메커니즘이 작동되는 시점(threshold)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심리

장점

단점

Extraversion
외향성

보상에 대한 반응

중뇌의 도파민 회로

높은 보상 추구

육체적 위험, 불안정한 가족관계

Neuroticism
신경성

위협에 대한 반응

변연계: 편도, 해마

위험에 대한 경계,
부족함에 대한 노력

근심, 우울증

Conscientiousness
성실성

충동 억제 반응

배외 전전두피질

계획, 절제

경직성, 순발력 부족

Agreeableness
친화성

타인에 대한 존중
( 마음이론 - 마음읽기, 공감하기 )

 

조화로운 사회관계

자아를 앞세우지 못함,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함

Openness
개방성

정신적 연상의 광대함

 

예술적 감수성,
확산된 사고

이상한 믿음, 정신병에 취약


이러한 성격 특성은 간단한 설문지와 같은 자기 평가 방식으로 몇 십분 이내에 측정될 수 있다.
간단하게,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주, 타로보다 훨씬 의미 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상관이 있는 모든 변수를 고려할 수는 없으므로 성격의 패턴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요인 분석을 사용한다. 
여러 가지의 변수를 모두 포함하는 한 개의 변수 (composite variable or factor) 로 계산해서 경향을 찾는 것이다.
위의 5가지 성격특성이 결과적으로 도출된 요인들이다.

이러한 성격 심리학을 순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어떤 특징으로 특성을 추론했는데, 그 특성으로 다시 특징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예시가 재미있다.
어떤 약이 사람을 잠들게 만드는 이유는?
그 약에 최면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답변은 결국 질문과 같은 말을 하는 꼴이다.
성격 특성을 추출하고 어떤 행동들이 일어나는 지 일반화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면 비판이 옳다. 
하지만 성격 특성을 규명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실제 세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연구한다.
또, 성격을 결정하는 내적 요인이 무엇인지 규명한다. 궁극적인 성격 심리학의 목표는 왜 그러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외향성

나는 외향성을 낯을 가리지 않고, 사람과 자주 어울리는 지표로 여겨왔었다. 
보통의 성격 테스트 문항이 "사람이 많은 파티에 즐겨 가곤 한다"라는 식이라 서다.
하지만, 수줍음이 없는 것과 좋은 인간관계를 외향성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난 여태 큰 오해를 하고 살아온 것이다. 이 책에 너무 고마운 부분이었다. 친화성이 낮은 외향성도 존재한다!

외향성

목표를 추구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는 활동성.
외향적인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 (기쁨, 욕망, 열정, 흥분)을 더 많이 느낀다.
어떤 것을 얻었을 때 활성화되는 감정이 크다는 것이다.
어떠한 자극 또는 동기에 대해서 더 강력하게 반응한다. 

사회성

<-> 수줍음 (신경성 수치와 관련 있다)

친화성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알려주는 지표

성실성

외향성과 '충동성'이라는 부분에서 공통 영역을 가진다. 

 

좋은 외향성 수준은 없다. 외향적, 내향적인 성격이 모두 존재한다는 것은 각각 유리한 환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경성

신경성은 부정적인 감정 시스템의 반응 정도를 나타낸다.
신경성 수치가 높으면 공포, 걱정, 모욕감, 죄책감 등의 감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쉽게 나타나다 보니, 우울증에도 취약하다.
상당한 위협이 존재할 때, 신경성 수치가 높은 것은 생존에 유리하다. 다만 위협이 없을 때에도 남들보다 걱정을 치르는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 중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이 많다.
이들은 세상의 일과 자신의 일이 옳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바꾸는 혁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유발한다.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동기와 자극으로 삼아 더 노력하는 것이다. (motivational advantages)
낙관적이기보다는 냉철하고 정확한 태도로 현실을 보게 된다. (cognitive advantages)
이러한 민감도와 노력하는 자세, 통찰력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성실성

어떤 목표나 원칙을 위해 즉각적인 반응을 억제하는 반응성의 정도를 나타낸다.
흥미로운 점은 지능과 성실성이 약한 반비례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거나 과도하게 시간을 쓰지 않으면서 후천적으로 낮은 성실성을 훈련받았다고 추측된다.

성실성과 직업적 성공 간의 상관지수는 낮지만, 높은 성실성의 사람은 직업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안정적인 인공 생태계에서는 성실성이 높은 사람이 필요할 수 있지만, 계획을 포기하고 자극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성실성이 낮은 사람이 유리할 수 있다. 
성실성이 과하게 높은 경우에는 강박 성격장애와 거식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친화성

타인 존중 선호(Other-regarding preferences)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의 만족에 있어서 부분적으로 타인의 만족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두 가지로 나눠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1. 현상적인 이유 - 어떤 심리 작용으로 인해 인간이 타인 존중 행위를 하는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정신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친사회적 행동의 기초가 되고, 친화성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theroy of mind)
    이러한 마음이론은 두 가지로 또 나뉜다.

    (1) 마음 읽기 (Mentalizing)
    다른 사람의 믿음이나 욕망 같은 상태를 읽어내는 것. 선천적이지 않다.
    -> 자폐증 환자는 공감은 잘 하지만 마음을 읽는 것에서 어려워한다.

    (2) 공감하기 (Empathizing):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

  2. 근본적인 이유 - 인간 가운데 타인 존중 선호를 가진 사람이 자연선택된 이유가 무엇인지
    -> 작고 영구적인 사회집단에서 서로 협동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어떠한 평판이 중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친화성의 정도에 따라서 받게 되는 보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빈도 의존성(frequency-dependency)으로 인해서 집단 내에 협동이 많은 경우에는 비협동의 보상이 늘어나고, 비협동이 많은 경우에는 협동의 보상이 늘어남에 따라 두 형태가 공존하게 된다. (mixed equilibrium)

    놀라운 건, 성공하는 사람은 대체로 친화성이 낮다는 것이다. 즉, '친절함과 공감'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은 어쩌면 충돌이 있는 조건으로 볼 수 있다.

    남녀 간에서도 차이가 있다. 대체로 여성의 친화성이 남성보다 높다.
    페미니즘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평등이기에, 같은 태도의 동기를 가진 남성과 여성은 성공 기회도 동일해야 한다.
    하지만, 남녀의 성공 기회가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 실제로 남녀가 동일한 태도와 동기를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성별에 따라 다른 성격 분포를 가지고 있기에, 실제 비율에는 다른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 영역에서 남겨가 동일한 비율을 차지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개방성

지성이나 지적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각 인식 영역끼리 자유롭게 소통하며, 규범에 저항한다는 특징이 있다.
초자연적인 믿음과 정신병 증상의 경험 역시 하나의 특징이다.

 

성격의 차이

인생은 성격에서 비롯된다.
외향적인 사람이 낯선 사람과 더 자주 친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한 상황이 우연히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선택하는 그들의 성격 때문이다. (situation selection)
내 성격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 반응이 우리가 가진 성격을 더 강화시키는 것일 때도 있다. (situation evocation)
내 성격이 타인에게 이별의 욕구를 불러일으켜서 헤어짐이라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성격을 측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뇌의 보상회로가 어떻게 다양하게 작동하는 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성격의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것인가? 세 가지로 나눠서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유전적 요인

    저자는 방황 선택(fluctuating selection,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형태가 세대마다 달라지는 자연선택 과정)이 성격의 차이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모든 성격이 도태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각각에게 적합한 때가 있기 때문이다.

  2. 함께 공유한 동일한 가족 환경
    개인의 유전자와 공유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동일한 공유 환경에서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논지로는 공유 환경이 모두 같은 일란성쌍둥이들의 성격이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즉,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녀의 서로 다른 유전적 성격이 부모의 상이한 처우를 유발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었다.

  3. 공유하지 않은 개별 환경

    신기한 것은 태아의 환경에 따라 성격의 차이가 발견되었다. 가을/초겨울에 태어난 아닌 생존율과 외향성 수치가 높다는 것이다. 
    육체적 특징 역시 영향을 미친다. 특징에 따른 환경적 사건의 영향에 대해서 성격이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양한 질문들을 던져준다는 것이다.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
인격적으로 성숙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미 키가 다 큰 성인이 커지려고 노력하는 것만큼이나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일까?
책임과 관련된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e.g 공격적인 것은 내가 아니라 나의 유전자 탓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정답도 말해준다.

"성격 특성 수치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Dan MacAdams의 성격의 3가지 범주 그리고 지침

  1. 5대 성격 특성 수치
    ->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다

  2. 개인별로 독특한 행동 패턴
    인생사, 기회, 선택에 따라서 우린 같은 성격 특성이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
    -> 역방향 행동 전략으로 좋지 않은 행동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능력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3. 개인적인 라이프 스토리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행동의 의미, 목적, 중요성, 가치 등에 대해서 다르게 말하게 되고 이는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
    -> 삶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더 나은 관점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성격을 욕하거나, 성격에 대한 해결책 (약 복용, 훈련) 등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모든 성격은 다 장단점이 있고, 누구든 문제가 있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 

어떤 일을 하는데 본인에게 맞지 않다면, 그것은 문화 그리고 시대가 강조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부의 압력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성격 특성이다.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높음

높음

낮음

높음

중간

 

외향성이 높으면서, 신경성이 높은 경우는 정말 까다롭다. 새로운 일과 목표에 끝없이 도전하면서도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성실성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때로 충동적이기까지 하다. 갑자기 날아온 항공권 문자에 바로 예약을 해서 한 달간 여행을 가기도 하고, 계획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에 참여한다.
걱정이 많은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이러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해왔었다. 결국 고치지는 못했지만, 긍정적이면서 현실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 분께서 "두려움이 원동력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난 높은 신경성을 고치는 대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높은 신경성은 낮은 성실성의 문제점을 모두 커버해주고, 높은 외향성은 높은 신경성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줬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사람과 기계의 상호작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읽게 된 책이다.
개개인의 성격 특성을 이해한 시스템은 더 알맞은 추천을 해줄 수도 있고, 성격으로부터 이뤄진 선택들이 가리킬 상황을 예측함으로써 단기적인 판단에 의한 선택을 리뷰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시스템의 친화성을 높이는 것에도 관련이 있다. 성격 특성을 파악하는 것과 마음 읽기에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하는데, 연구를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질문을 제시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구성이 너무 즐거운 여정이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링크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